생존 경쟁에서는 타인을 관찰하지만, 삶의 경쟁에서는 자신을 관찰한다.

이 블로그를 통해 저 스스로 저를 더 관찰하고자 합니다. 저의 '생각과 행동', 사진을 통한 일상의 기록 '안단테 : 조금 느리게', 뜻을 이루는 과정의 기록 '기업과 투자' 세가지 분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각과 행동

관찰하고, 뜻을 찾아, 설명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의 흐름과 행동 양식을 기록하고, 그 모든 것이 시작되는 근원을 밝히고자 <생각과 행동>을 만들었습니다.

안단테 : 조금 느리게

이 순간 숨쉴 수 있고, 하늘을 느낄 수 있으며 디딜 수 있는 땅과 두 다리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제 일상의 기록을 <안단테 : 조금 느리게>로 공유합니다.

기업과 투자

큰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기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건 정말 즐겁고 멋진 일입니다. 하나의 방향으로 정진해나가는 현실의 디테일을 <기업과 투자>에 기록합니다.

어느 인터뷰

깊이 고민하고, 긴 시간에 걸쳐 정성들여 답변했던 한 인터뷰 글을 소개합니다.

왜? 사는가?

강연, 투자, 프레지 제작, 외국어 학습법 등 현재의 업을 선택한 이유를 밝히는 글 모음입니다.

강연 영상

토크 콘서트 화통과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했던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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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와 보상. 비용 절감 가능한 부분 찾아내기.

2013.04.01 13:57 생각과 행동

점심 식사. 


오전에 강의가 없어 혼자 점심을 먹을 때면 늘 그래왔듯 별 고민없이 한끼에 최소 4,000원~10,000원 가량하는 주변 식당을 찾아 나선다. 최근 집 주변에서 가장 많이 찾은 식당은 국시집(한끼 약 4,500원), 면채반(한끼 약 6,000원), 초마(짬뽕 한그릇 8,000원) 순이다. 모두 고르고 골라 찾은 알짜배기 식당들이다. 하지만 문득, 이것조차 아껴보고 싶어졌다. 


집에서 식사를 하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텐데, '왜? 집에서는 밥을 먹지 않게 되는걸까? 꼬꼬가 학교를 가서 그런가? 냉장고에 밑반찬도 그렇게 많은데!' 나는 직감적으로 문제의 원인이 매우 간단한 곳에 있다고 추측한다. 


1. 지금 밥통에 따끈신선한 밥이 있는가? 

2. 어떤 국이든,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국이 있는가?


이 두가지 요소가 핵심이다. 사실 이 두가지만 갖추어져 있으면 집에서 밥을 먹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건강에 더 좋고, 더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오늘은 이 문제를 의식한채 일찌기 밥을 앉혀 두었다. 의식과 의도가 묻어 있던 덕일까. 


신나게 집에서 점심 식사를 먹었다. 더 건강해진 듯한 만족감과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한 뿌듯함이 찾아왔다. 헌데, 이 지점에서 또 한마리의 악마가 새로운 유혹 신호를 준다.


식후 커피. 


조건반사. 식사가 가면 커피가 온다. 하지만 여기서 바깥세상 커피를 마시게되면 열심히 아낀 5,000원이 한잔 검은 물과 함께 증발해버린다. 여기서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하고 싶다. 어떻게해야 할까? 물론, 집에서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하지만 집에서 마시는 맥심, 프렌치카페 등 봉지 커피는 식후 땡기는 커피와 세 가지 부분에서 괴리감이 있다. 


1. 양이 적다.  

2. 밖에서 즐길 수 있는 아메리카노와 맛이 다르다. 

3. 밥 먹은 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면 기분 전환이 안된다. 


이 또한 더 가벼운 삶과 비용 절감을 위해 습관을 개선할 필요를 느낀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비용과 동일한 지출을 하면서 동시에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로 결심했다. 집에서 커피를 타고, 이것을 텀블러에 넣어, 근처 카페로 가는 것이다. 그러면 텀블러 사이즈에 맞춰 자유로이 양을 조절해 올 수 있게 되고, 기분전환을 할 수 있게 된다. 탐앤탐스, 스타벅스, 카페베네 등 매장 규모가 크고 빈 자리가 많은 곳이라면 그다지 미안하지도 않다. 


그렇게해서 지금 앉아 있는 곳이 집 옆의 탐앤탐스 3층(계산대는 2층). 


확실히 기분 전환이 되고, 비용을 절감했다. 양과 맛은 그다지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근데, 나 왜 이러고 있지?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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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31 02:10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Doer Ahn 2014.11.04 09:23 신고

      ㅋㅋㅋㅋ 되더라구요 ㅋㅋㅋㅋ 좀 부끄럽긴하지만..

강연료는 얼마나 드리면 되나요?

2013.03.20 10:11 생각과 행동




얼마 전 마장동 뒷골목 시장. 짙은 추억으로 뭉친 지인들과 소주를 마시던 중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 신홍기 사무총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저기 기업, 대학 강연들 많이 다니는 걸로 아는데 다른 곳에서도 와 달라고 하면 가급적 가줘.'


하신 말씀인 즉, 돈되는 곳만 가지말고 그렇지 않은 곳에도 바삐 다니라는 뜻입니다. 네, 저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게 저의 철학이고 신조이기 때문입니다. 


2009년 가을. 하루하루 먹고 살 일이 걱정되어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들고 명동으로 나가 장사를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통장에 잔고가 바닥나 최소한 그날 먹고 살 돈은 그날 벌어야겠다는 결심이 컸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한 가지 마음 또한 굳건했습니다.


'일본인들에게는 비싸게 팔고, 한국인들에게는 공짜로 찍어주자.' 

당시 엔고현상이 극심해 한국에 쇼핑 관광을 오는 일본인이 많아 저는 이 일로 조금이나마 부의 재분배를 실천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좀 거창하지만, 저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동시에 빈곤 또한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촌의 문제에 불만이 있습니다. 부익부빈익빈,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도 부의 재분배가 적절하게 일어나지 않는 사회 시스템에 불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일상 곳곳에서 이 시스템을 개선해보자고 결심한 것입니다. 


물론..안타깝게도 저의 폴라로이드 판매 실적은 좋지 못했습니다.


대학, 기업 등에서 강의의뢰를 받으면 일정, 장소, 주제 등 기초 사항에 대한 조율을 마친 후 항상 담당자분들께서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저..이런 질문 드리기 참 죄송하지만..강의료는..얼마나 드리면.."

이 질문에는 이렇다 저렇다 딱히 정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 매니저에게 전화를 돌리기도 하지만 다수의 경우 제가 직접 본론을 진행합니다. 저에게는 원칙이 있습니다. 

많이 가진 분들께는 당신이 주고자하는 것보다 더 받아내고, 

조금 가진 분들께는 당신이 줄 수 있는 만큼만 감사히 받고, 

심히 가지지 못한 분들께는 사명감으로 베푼다.


대부분의 기업, 대학에서 강의를 의뢰
할 때는 이미 정해진 예산이 있습니다. 그 예산 범위에서 적정 수준의 가감은 있을 수 있지만 큰 변동은 있을 수 없습니다. 만약, 정말로 제가 요구하고 싶은만큼 요구해도 좋다고 한다면 저는 대기업에서는 회당 10억 이상을 받고 싶고, 대학에서는 회당 500만원을 받고 싶습니다. 그러면 기업 강연을 한 번 마치고 장학회를 만들 수도 있게 되고, 대학 강연을 한 번 마치면 청중 중 한 사람에게 학기 장학금을 줄 수도 있게 됩니다. 저는 의뢰자가 기업인 경우에는 기업 수준의 지출을 요구하고, 대학인 경우에는 대학 수준의 지출을, 협회나 단체의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지출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직은 그렇게 할 수 없기에(제 깜냥이 부족해서) 담당자분들이 듣기에는 다소 이례적인 질문을 되던지기도 합니다. 


"저에게 쓰실 수 있는 예산을 알려주시면 합리적인 선에서 맞춰보는 게 어떨까요?"


협의는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제 원칙을 이해하셨다면 이제 알 수 있을겁니다. 더 이상 돈 없어서 제 강연을 못 듣는 사람은 없어야 합니다. 반대로 넉넉한 자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예의상 협상을 하는 곳도 없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곧 사회공헌 사업입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저의 이러한 생각이 더 널리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글을 보시는 분들은 페북, 트위터 등에 공유 부탁합니다. 

서비스 부가가치. 

매우 중요한 고민입니다. 

인간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이 떠오릅니다. 


"계산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의미있는 것은 아니고, 의미있는 모든 것들이 계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Not everything that can be counted counts, and not everything that counts can be cou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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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엔젤리더스포럼 특강 - 내가 만난 엔젤들.

2013.02.18 18:36 생각과 행동



2013 엔젤리더스포럼에 강의하러 왔습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엔젤투자협회의 지원으로 다양한 엔젤투자자, 창업자들이 모이는 행사입니다. 도착하고보니 생각보다 장소가 큰데, 오프닝 특강이라 부담이 큽니다.

오늘 강연은 '내가 만난 엔젤들'이라는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주신 부모님.
뮤지컬 사무라이 컴백투 비보이에 투자하고 함께 했던 장인들.
사업이 망해서 죽을 지경이었을 때 뜻밖에 큰 도움을 준 인천시.
Prezi라는 시장을 선물해 준 지훈이.
수 많은 만남의 기회를 선물해 주신 고영하 회장님.
젊은 청춘과 열정을 바쳐 함께하고 있는 DCG 식구들.
내 삶의 절반. 꼬꼬. 

그리고 지금까지 만난 많은 인연들이 준 믿음이 저를 오늘까지 달려올 수 있게 해준 가장 큰 힘입니다. 오늘 밤부턴 다시 새로운 힘으로 달리겠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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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31 08:25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Doer Ahn 2014.11.07 23:09 신고

      대학교(Big School)에 뜻을 두기 보다는 대학(Big Learning, 大学)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게 옳습니다. 오랜시간에 걸쳐 무엇을, 왜? 배우고 싶은지 생각해보아요 :-)

강의하러 갈 때 이용하는 교통 수단에 대하여

2013.02.06 09:57 생각과 행동





삼성전자 첨단기술연구원에 특강하러 가는 길입니다. 


저는 보통 이동시 목적지가 시골 어느 동네일지라도 일단 대중교통으로 근처 중심지까지 이동한 후 택시로 강의장까지 갑니다. 그러면 지하철, 버스, 기차 이동 중에 

1. 오타쿠식 외국어 학습법으로 다양한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고,
2. 교통비도 사실상 더 절약되며,
3. 피곤하면 자거나 편히 쉴 수 있고,
4.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습니다. 

자가 차량을 몰고 다니면 그게 좀체 쉽지가 않죠.

혹시 시간이 여의치 않아 자가차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 그린카(www.GreenCar.co.kr)를 이용합니다. 며칠 전 세종시 부근 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12시에 강연을 마치고 천안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에서 13시부터 강연을 했던 경우가 그랬죠. 그린카를 이용하면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이산화탄소 배출은 확실히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평소 방귀를 많이 껴서 유독 가스를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공헌을 해야 합니다. 

헌데 오늘은 또 다른 경우입니다. 

작년에도 첨기연(삼성전자 첨단기술연수원의 줄임말)에서 한달에 한번씩 강의가 있을 때마다 그랬지만, 핸섬한 기사님께서 에쿠스를 몰고 의전을 나옵니다. 이 경우는 혼자 뒷자석에 앉아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고, 제 교통비 지출은 없으며, 이동 중 푹 자거나 푸욱 쉴 수도 있습니다. 

..

다만. 


허영이라는 적의 침투가 두렵습니다.

*방귀의 성분: 질소 ·에탄 ·이산화탄소 ·수소 등 이외에도 암모니아 ·황화수소 ·스카톨 ·인돌
[출처] 방귀 |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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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

2013.02.01 22:56 생각과 행동





정점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지금이고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도 지금이며
살면서 가장 행복할 순간 또한 지금이다 

매일 매일 이렇게 살아왔고
매일 매일 이렇게 살아가지만 
앞으로도 매일 매일 이렇게 살고 싶다

Doer 안영일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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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절반에 대하여.

2012.12.07 11:47 생각과 행동




어제 밤새 일하고 아침에 한시간 눈을 붙힌 뒤, 이제 전북으로 출장을 떠납니다. 밤 공기는 맑습니다. 경험해 본 사람들은 모두 알죠. 새벽의 창작 활동과 그 즐거움. 경험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죠. 하지만 어제 새벽은 냉장고처럼 추웠습니다. 난방을 넣지 않은 거실. 밤 공기를 퉁기는 듯 홀로 기술을 연마하는 희열에도 불구하고 시나브로 손가락 마디마디를 에워오는 찬 새벽 공기는 사뭇 서럽습니다. 정신은 극도로 예민해집니다. 창작에 희열했다가 오한에 외롭기를 몇번 반복하며 새벽을 태웁니다. 


다섯시 반 즈음이었을까요. 삐그르륵..안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꼬꼬이길 바랬습니다. 외로웠으니까, 반사적으로 반가운 사람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몸이 피곤한 관계로 사실은 투정을 부리고 싶습니다. 잠시의 기다림 후. 소리의 주인공은 고양이 타이였습니다. 그녀는 한차례 기지개를 켜고 낼름낼름 배를 핥더니 곧 어둠 속으로 다시 사라졌습니다. 속으로 실망하며 탄식했습니다. 이런 쓰~부엉. 이젠 작업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 해가 뜨고 나면 더 이상 기운차게 일할 자신이 없습니다. 밤새 불태운 체력은 이제 재가 되었습니다.


여섯 시가 지나갑니다. 부스럭부스럭.. 드디어 안방에서 꼬꼬가 뛰어 나옵니다. '짜기~ 좋은 아침이야~' 외치며 사탕보다 사랑스럽게 뛰어 나옵니다. 반갑고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저는 투정을 부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웃으며 또 한편으로 묵묵했습니다. 꼬꼬가 늘상 건내던 위로의 말을 어김없이 건내옵니다. '아이고~ 우리 짜기가 이렇게 혼자 또 고생하네~' 하지만 이 위로는 너무 자주 듣는 위로라 사실 효력이 없습니다. 저는 무뚝뚝하게 하고 싶은 말을 했습니다. '내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으니까 하는거지.' 실컷 한 밤의 고독을 즐겨 놓고는 딴소리를 합니다. 그리곤 밤 사이 해낸 작업과 성과를 꼬꼬에게 자랑합니다. 꼬꼬가 한편으로는 시무룩한 듯 또 한편으로는 진지한 듯 듣습니다. 야간에 마무리한 작품은 넉 점. 그 중 석 점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에서 다듬질만 한 것이고 하나는 완전히 백지에서 스스로 그려낸 것입니다. 당연히 바닥부터 그려낸 하나가 최고의 뽐냄꺼리겠죠. 하지만 꼬꼬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나 봅니다. 꼬꼬의 기색을 본 후 저도 마음이 변했습니다. 새벽 내내 그리도 애정을 쏟아 부었던 작품. 도전이고, 열정이고, 자존심이었는데. 지금보니 마음에 드는 구석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꼬꼬가 애써 다정한 듯 말합니다. '짜기는 이제 잠시 눈 좀 붙혀. 이제 나는 쌩쌩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게.' 나는 그러라하고 침대에 몸을 던졌습니다. '꼬꼬~ 한시간 뒤에 깨워줘야해~'


한시간 후. 일곱시 반. '짜기야~ 일어나~' 사랑스러운 꼬꼬의 목소리. 피로를 털어내며 거실로 나갔더니, 짜잔~ 꼬꼬가 아침밥을 차려 놨습니다. 닭도리탕, 미역국, 깍두기, 배추김치, 현미밥. 뜻하지 않은 횡재를 만난 기분으로 정말 맛있게 밥을 먹었습니다. 현미밥이 어찌 그리도 꼬실꼬실한지! 무공해 청정 사육 닭고기는 어찌 그리 쪼들쪼들한지!! 꼬꼬네 닭도리탕에 들어간 묵은지는 둘이 먹다 둘다 죽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만세를 부르며 샤워하러 갔습니다. 이젠 서둘러 용산에서 전주로 이동해야 하거든요. 꼬꼬도 쿨하게, '짜기! 짜기는 바쁘니까 여긴 내가 정리할게!'합니다.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꼬마 신부입니까. 


따뜻한 욕실. 온수는 정말 따뜻합니다. 극락지경. 샤워를 하고 있으니 왠지 나가기가 싫어집니다. 쉬고 싶은 기분이 천근만근. 저는 다시 먼 길 홀로 떠나는 생각에 외로움에 휩싸입니다. 지난 밤 익숙하던 새벽 비린내가 기억처럼 코 끝을 스칩니다. 그러나. 그러나 또 힘차게 세상으로 나가서 한바탕해야죠. 나도 즐겁고, 너도 즐겁고, 우리도 즐거운 의미있는 일이니까요. 


출장 준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갑니다. 꼬꼬가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뽀뽀해주고 싶습니다. 몇 마디 말과 뽀뽀를 나눈 후, 저는 새벽의 창작물을 다시 꼬꼬에게 보여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스스로 해낸 일에 아직도 취해. 자료를 본 꼬꼬가 말합니다. '짜기. 난 솔직히 이게 뭔지 잘 모르겠어.' 아..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어제 밤엔 심혈을 쏟아 제작했지만, 오늘 아침에 보니 이게 형편 없어 보인다는 걸 압니다. 꼬꼬가 더 깊이 들어옵니다. '이건 왜 이렇게 했어? 이건? 그럼 이유가 없단 말이네?' 지난 밤 창작의 결과물은 저를 죽이고 꼬꼬를 펄펄 살려 놨습니다. 아아..하지만 저는 아침밥 해주던 사랑스러운 꼬꼬에게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저런 지적을 하던 꼬꼬가 말합니다. 


'짜기가 기분이 좋은 거 같아서 나중에 얘기할랬는데 지금 얘기할게. 난 아까 아침에 짜기가 그렇게 얘기해서 속상했어. 지난 번에도 혼자 일이 너무 많아서 외롭다는 둥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책임을 안 지니 본인이 책임을 져야해서 일을 잡고 있다는 둥해서 나는 반성하고 그 이후로 이일 저일 안 가리고 열심히해 왔는데. 어제 밤에도 나는 밤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일을 못하니까. 그리고 짜기가 먼저 자러 가라고해서 자러 갔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쌩쌩하게 시작하면 되는데. 짜기가 그렇게 얘기하니, 서운했어. 짜기는 나의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DCG의 대표이기도 한데, 직원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그런 말을 자주하는 사람이 좋은 대표일 수 있겠어?'


댕~~~~~~ 한 순간 둔탁한 충격이 느껴졌고, 긴 종의 울림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공명을 울리는 종소리. 사방에 역설적 고요와 평화가 찾아오는 소리. 깨달음. 밤은 저를 감상적으로 만들어 고집스럽고 주관 강한 꼬맹이로 둔갑시켰지만 꼬꼬는 저를 현실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그녀를 거울로 삼음으로써 저의 좌표를 새삼 깨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꼬꼬가 이어서 말했습니다.'이건 내가 수정해볼테니까 짜기는 기차에서 코~ 자.' 아..기차에서 자료 수정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지원군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동 중에 작업을 지속했다면 밤새 고집했던 작업 방향의 관성에 맞서 싸울 수 있었을 것인가. 아마 뒤집어 엎을 자신이 없어 현상 유지의 땜질만을 생각했을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제가 죽었을 때, 펄펄 살아난 이 사람이 저를 대신해서. 우리를 위해서. 저의 관성을 뒤집어 엎어 주겠다고 나섭니다. 깨달음과 함께 묘한 쾌감이 찾아옵니다. 팀이란 이런 거구나.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기차에서 두 시간째 글을 적고 있습니다.


나오는 길에 꼬꼬의 귀에 나지막하게 속삭인 말.

'우리 꼬꼬는 너무 현명해.'


후회됩니다.

'우리 꼬꼬 너무 사랑해'가 더 좋은 말이었을텐데.


오늘 밤에는 사랑한다 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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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래 2013.12.17 23:29 신고

    아 이거 혼자남은 서러워서 못 살겠습니다. 매 순간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와 언제고 변화를 얻기 위한 열정 존경합니다.^^

    • BlogIcon Doer Ahn 2013.12.18 15:14 신고

      ^^;; 염장 질러 죄송합니다..그리고 좋은 에너지 댓글로 공유해주셔서 완전 감사합니다. 파이팅입니다!!

DCG가 드리는 따뜻한 연말 선물! 작년에 왔고 또 온 강의토크쇼!!

2012.12.06 15:20 생각과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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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 의심을 낳는 자궁, 취사 선택된 현실.

2012.11.16 09:29 생각과 행동





실수를 인정하는 건 심리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실수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건 생물학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보통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현실 밖에 보지 못한다." 역사를 통해 검증된 이 지혜로운 말은 생물학적으로도 매우 완벽한 말이다. 우리는 자기 영역을 보호하고 생존을 지키기 위해 정보를 취사 기억하고, 취사 망각하는 동물적 공백을 가지고 있다. 취사 망각된 기억. 또는 잠정적 실수. 또는 실수의 가능성은 좀체 인정하기 어렵다. 쌍방이 납득하기 불가하다. 따라서 이 지점은 의심을 낳는 자궁과도 같다.

인간의 복잡성은 또 여기서 발생한다. 여타 동물의 이러한 생물적 반응은 매로써 다스릴 수 있지만 어른 인간은 매로도, 훈계로도 여간해선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의심이 불신으로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통(通)하지 않으면 통(痛)이 온다.



깊이있게 놀자. 

대담하게 하자. 

자기답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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