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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행동

작은 사건들을 통해 얻은 2014 키워드 그리고 2013 마지막 강의

by Doer Ahn 2014. 1. 2.



2013년 12월, 서울시 근로청소년복지관 가는 길





설거지하다가 손을 베었다. 

물컵을 닦던 중 입구를 문지르는데, 그 부분이 또깍 부러지면서 날카로운 부분이 오른손 검지를 파고 든 것이다. 크게 베이진 않았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최근 네 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 두 건은 지난 주중 제주도에서. 두 건은 지난 주말 집에서.

제주도에서 있었던 한 사건은 게스트하우스 앞 골목에 잠시 정차를 하고 있던 중 지역민의 트럭이 골목으로 들어오면서 대치 상황이 발생한 일이다. 지역민이 트럭을 조금만 뒤로 빼주면 서로 양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같은 상황을 반복 경험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여온 지역민은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급기야 내가 좁은 골목을 후진하였는데, 후진 중 지역민은 트럭을 내 차에 바싹 붙혀 정주행하면서 강력한 테러를 가했다. 바다의 상처와 고집으로 얼룩진 그의 하얀 트럭이 내 차로 돌진해오는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하다. 어쨌든 내 과실이다. 골목에 차를 세우지 말라는 게스트하우스의 규칙이 있었는데, '잠시만'이라는 이유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에 입힌 피해에 대해서도 대단히 죄송합니다. 고필헌

제주도의 또 다른 사건은 그 다음날 신호대기 후 발차 중 발생했다. 어제의 사고 여운이었는지, 나는 분명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발차 속도가 조금 늦었던 앞차와 충돌한 것이다. 다행히 다친 사람도 없고, 두 차량 모두 상하지 않았지만 앞차 운전자는 관용하지 않았다. 이십대 후반 즈음으로 보이는 앞차의 여성 운전자는 사고 직후 차에서 내림과 동시에 '아~~ 목이야~~!!!!!'를 귀곡성처럼 외쳤다. 보험사 출동 후 상황정리는 되었지만, 결국 피해 운전자는 귀가 후 응급실로 들어갔고, 다음 날 차량은 정비소 입고되었다고 한다. 

두 사고 후 생각했다. '지난 한해 모든 일이 너무 잘 풀려 자칫 과하게 붕뜬 기분으로 내년을 맞이할 뻔했는데, 하늘이 자만하지 말라는 계시를 주시는구나..' 나는 좀 더 겸허히 살기로 마음을 다졌다. 헌데, 주말에 집에서 일어난 두 작은 사건은 나의 통제 영역 바깥에서 일어났다. 

한 사건은 다락에서 술을 마시고 내려오던 친구가 계단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바람에 생긴 일이다. 목재 계단 두개가 부러졌다. 다행히 사고의 주인공인 Yoon JungHoon 친구의 엉덩이가 튼튼한 탓에 계단만 상하고 말았다. 사건 당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Cloud Yeom Ki Dong Yoo 박고은애 친구들은 모두 가해자의 엉덩이에 테러를 당한 계단의 안위를 걱정했다. 다음 사건은 생일을 맞아 야생의 마음으로 흥분한 DesignerHabi Habi 형님이 우리집 진입 철문을 무리하게 밀면서 문이 고장난 일이다. 다행히 간단한 목공으로 고칠 수는 있었다. 

그리고 오늘. 설거지 중 컵이 깨져 손을 베인 것이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 

연말에 하늘이 내려주는 계시를 가벼이 넘기지 말자.

2014년 청마의 해.

더 겸허히, 겸손하게, 정직하게, 규칙을 지키며 살라는 이 계시를 마음에 새기자. 


2013. 12. 30. (MON)








올해 마지막 강의를 마쳤다.

대상은 가장 순수하고, 맑고, 건강하며, 너무 투명해서 툭 건드리기가 무서운 청중.

초등학생.

현대해상은 연말에 초등 자녀를 둔 임직원을 위해 키즈캠프를 개최해 아이들을 맡아주는 복지를 제공한다. 부모님들은 이때를 활용해 연말연시 휴가를 보낸다고 한다. 담당자께서는 평소 세바시 등 강연 프로그램을 즐겨 보시는지라 강사 섭외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편인데, 이번엔 대상이 대상인 만큼 더욱 신중하셨다고 한다.

두시간동안 아이들과 정말 정신없이 놀았다. 강의 중 집중력을 극도로 발휘해 아이들의 눈빛과 숨소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장 쉬운 어휘와 가장 직관적인 제스처를 발견하기 위해 강의 중에도 지속적으로 스타일의 변화를 시도했다. 다양한 답변을 쏟아내는 용기를 찬양하고 틀린 답이 없음을 공감하는 문화를 지휘했다. 

이렇게 강의를 마치고 나니 앞으로 강의에서 지켜야 할 하나의 이치를 더 깨달은 느낌이 들 정도.

아이들과 마음으로 이어진 절정의 순간과 환희, 헤어짐의 아쉬움이 강한 여운으로 남는다. 

2013년 367회의 특강.

새하얗게 곱게 잘 태웠다.

수고했다.


2013. 12. 31. (TUE)





깊이있게 놀자.

대담하게 하자.

 자기답게 살자. 

 우리는 보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세상을 디자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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