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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행동

[Doer] 자전거 여행에 대한 단상

by Doer Ahn 2009. 11. 16.
자전거 여행에 대한 본격적인 견해 피력에 앞서, 금번에 행하는 나의 일본 자전거 여행 목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심도있는 놀이(Deep Play)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금껏 살펴 본 일본 및 세계의 자전거 여행기들과 개인적인 여행 경험을 반추한 바에 의거해서 '자전거 여행이란 무엇안가?'라는 질문에 결론을 내자면,

자전거 여행은
'속도 X로, 거리 Y를 달려, 목적지 Z에 당도하는 동안, 비용 K를 썼다'는 것이 강조되는 지극히 숫자 중심의 놀이이고, 달리는 동안 '수 없이 많은 자연과 사람들을 무책임하게 스쳐 지나가기만하는' 철저히 개인적인 행위다. 
 
그런 여행 뒤에 남는 것은,
X, Y, Z, K를 달성했다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만족감과
다양한 사람, 자연과 우연히 접촉했으며,
내 안의 무엇을 발견했고,
기나긴 아스팔트, 산길과의 대치 시간동안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는 결론으로 요약된다. 
 
이렇게 자전거 여행은 계량적며 뚜렷한 목표 설정이 가능하고, 개인적 자유 자유행위를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반면, 이해와 공감, 창의성과 리더십이 발현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펼칠 수 있는 특정 지역에서의 보다 깊은 수준의 공동체적 놀이가 표현되지 않는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인간미 넘치는 깊이는 가끔 우연히 만나게 되는 자전거 여행자들, 숙박 제공자들과의 관계, 그리고 힘든 과정에서 얻어내는 내면의 성찰 정도에서 그친다. 그 자체로 나름의 깊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겠다.

하지만 숫자로 명확하게 정해진 목표치들은 그 깨달음이 행동과 실제 변화를 유도하기도 전에, 다음 목적지를 향한 페달링을 허겁지겁 재촉하고야 만다. 결국, 여행자는 철저하게 스스로의 내면의 변화만을 좇게 된다.

물론, 방랑하는 여행자가 어느 한 곳에 오래 기생한다는 것은 오히려 누가 될 수 있겠지만... 
 
이젠 그런 식의 여행에 대한 선입견조차 과감하게 깨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 곳에 오랫동안 기생하면서, 그곳의 많은 것들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공감하고, 그리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에 주목해보자. 자전거는 그곳에서 훌륭한 일들을 친환경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기동 장비 정도로만 인식해도 좋겠다.
 
내가 발딛는 땅들의 공동체가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기업가의 관점에서 실질적이고 진솔하게 탐구하고 제시해보자.
 
내가 원하는 Deep Play는 X, Y, Z, K와 같이 단순히 숫자로 표현될 수 있는 것 이상의 다른 것이다. 이해와 공감, 그리고 대안의 제시와 이끌고 앞으로 나아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진짜 삶과 움직임에 대한 것이다.
 
앞으로의 세계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리더십과 그 동조자들(Tribes)에 의해 앞으로 전진해 나아갈 것이다.
 
# 세상을 주도하는 패거리 문화: http://www.doertalk.org/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