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er] 그 때였다. 귀국을 결심한 건.
라다크 지역에 도착한 후 얼마간 나는 극심한 체력의 한계 속에 살고 있었다. 최저 해발 3,600미터. 그 지역에 처음 도착했던 날은 10걸음을 빠르게 걸은 후 숨을 크게 헐떡이며 바닥에 퍼져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겁 먹은 나는 행동 반경을 최소한으로 하고, 방에 앉아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밖에 나가서 다른 친구들처럼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는 내 모습에 대해서는, ‘그들은 여기서 오랫동안 적응해왔고, 나는 아직 적응하기 이르다’라고 생각하며 자기 위안을 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문득 3,600미터라는 말이 머리 속을 유령처럼 멤돌며 떠나가질 않는 상황에. 자신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 ‘3,600미터. 3,600미터. 3,600미터…, 그게 도대체 다 뭐란 말인가!’ 나는 생각과 말 ..
2011.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