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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투자

[알기] 벤처의 성장과 창업자의 성장. 그리고 운영의 묘.

by Doer Ahn 2009. 6. 23.



스케일링(Scaling)이란 벤처가 성장하는데 기업가(창업자)가 그 성장을 따라잡는 것을 말한다. 보통 벤처창업자는 기업의 성장을 쫓아가지 못하는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조직의 초창기 단계에서는 제품을 생산하고 시장에서 살아남는데 관리노력을 집중한다. 즉 설립자가 경영주이고 그들은 모든 노력을 제품의 기술적 활동과 마케팅 활동에 치중하여 생존을 도모하게 된다. 조직은 비공식적이고 비관료화되어 있다. 또 노동시간은 일정하지 않으며 기업의 생존을 위해 대부분 길게 마련이다. 통제는 경영주 개인의 감독으로 행하여진다. 그리고 성장은 창조적인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하여 흔히 이루어 진다.

그러나 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종업원 수가 많아지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창의적이고 기술지향적인 경영자는 여러가지 처리해야 할 관리문제를 다루어야 하나 그것보다는 오히려 제품을 만들거나 파는 것에 더욱 흥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은 위기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 조직이 지속적인 성장을 원한다면 조직은 관리활동의 결여에서 오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적절한 관리기법을 도입하거나 강력한 지도자가 요구된다.

CEO는 스스로 경영전반의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버리고 주변의 시스템을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본인이 CEO직을 포기하는 것이 시장가치를 올리는데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인물에게 권한을 양도할 필요도 있다. 벤처기업의 최상목표는 CEO직을 유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수준에서 투자 회수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본인의 권한을 줄이고 지분율을 낮출수록 인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지분율을 고집하는 벤처일수록 자금유입이 어려워져 추가 투자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결국 업계에서 도태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존 네샤임 미 코넬대 교수는
"상품을 만드는 데에는 기술이 중요하지만 회사를 만드는 데에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 고 말한다. 기술을 개발한 창업자가 회사 경영은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고집하는 경우 실패하기 쉽기 때문이다. 창사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창업자는 종종 자신은 기술담당임원으로 물러서고 최고경영자(CEO)의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내줄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유수의 벤처기업들이 설립 초기부터 외부의 전문가에게 적지 않은 스톡옵션(주식매입권)을 안겨주며 영입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창업 당시의 성공전략들이 벤처의 성장에 오히려 장애가 되는 패러독스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되는이유는 기업가 스스로 자신의 경영 모드를 쉽게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요구가 증가하기 마련인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기업가의 성격(Personality)으로 치부했던 적도 있으나 이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가들은 예전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그리 쉽지 않다. 벤처기업가들에게는 특히 그러하다. 창업했을 때부터 성공적이었던 스킬, 습관 등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을 버려야 한다. 효용가치가 다한 스킬과 습관을 빨리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기업 성장에 따른 기업가의 변화, 즉 스케일링이다.  



# 스케일링을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

미국의 컨설턴트 햄(Hamm)에 의하면, 벤처기업가들에게 다음의 4가지 경향이 있다고 한다(Hamm, 2002). 벤처기업을 성공시킨 사람들의 아킬레스건인 셈이다.

1. 동료들에 대한 의리(Loyalty to Comrades)
창업할 때에는 소수의 정예부대가 있었다.
너무나도 힘들게 일해 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죽음의 사선을 넘나들었던 전우이다. 그 전쟁에서 나와 전우가 같이 피를 흘렸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이래서 그 사람들에게 충성심을 갖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충성심은 기업이 커지면서 또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면서 하나의 부채가 되곤 한다. 사선을 넘던 시절에 너무나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2. 일 중심적 사고 (Task Orientation)

창업하고서 정착하려면 일을 한시도 잊을 수 없다. 특히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 같은 일들은 상당한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일 중심의 사고와 비전은 기업이 커지면서 기업의 장래를 잘 모르게 만들기도 한다.

3. 한 가지에 집착 (Single-Mindedness)
한 가지에 집착하는 것은 혁신제품을 세상에 내어놓는 기업가의 중요한 자질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부담이 된다. 기업이 커질수록 다양한 세상을 보아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벤처기업가들이 자신의 자질을 그대로 지속하려고 하기 쉽다.

4. 혼자서 일하는 것 (Working in Isolation)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천재적인 기술자로서 훌륭한 자질이다. 그러나 이는 '벤처성장'과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성장하는 벤처에게 필요한 것은 고객을 이해해야 하고, 시장을 예측해야 하며, 경쟁자를 분석해야 하는 것들이다. 이때의 경영자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견해를 다듬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 고객,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교류하는 능력이 성장하는 기업의 리더로서 요청되는 자질이기 때문이다.

Doer's Take)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내 일처럼 느껴지기는 오랜만'이다. 벤처 창업자들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사항들은 모두 온전히 현재 DCG에도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되고, 추후 발생할 사항들은 당연히 겪게될 운명적 수순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득, 장인정신을 깊도록 강조하며 제품 개발과 혁신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의 나는 '어쩌면 장기적인 조직 운영 능력과 시장의 소리를 듣는 감각 기능을 조금씩 퇴화시켜 가고 있지는 않는가..'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하지만 역시 팀이라는 건 좋은거다. 훌륭한 팀과 함께 하고 있다는 이 믿음도 좋다. 왜 좋은가하면, 이미 내 머리 속에는 미래에 있을 선명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팀에서 누구인지, 번뜩!!!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에게 맡겨도, 나는 안심할 수 있다. 투자자들도 안심하시기를^^//

출처: 벤처기업 창업경영론 by 손동원, 김현태 p35~p38
편집: Doer Y.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