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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행동

[Doer] 특허 괴물이 당신을 노리고 있다.

by Doer Ahn 2009. 10. 29.

“사람과 고릴라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혀의 길이다. 인간은 혀를 통한 대화와 타협으로 고릴라에 비해 분쟁을 1만 5000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다. 혀가 짧은 고릴라는 ‘승자 독식’의 사회가 된 반면, 인간은 혀를 통해 ‘약자 승리’의 발판을 구축했다.” 한 청와대 인사의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육체 노동이 주가 되던 과거 사회에 국한되어 적용되는 논리인지도 모른다. 식 사회로의 전환은 약자와 승자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지금 시대의 권력은 바로 지식과 그것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기술이다. 긴 혀를 가진 강자는 이길 수 있고, 독식도 할 수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긴 혀 집단 서울대생들의 한 달 평균 용돈이 33만원 가량에 이른다고 집계되었다. 이에 한 교수는 "서울대생은 과외로 비교적 쉽게 돈을 벌어 쉽게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33만원. 남한의 전 국민에게 33만원을 무료로 나누어 준다면 그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약 16조원이다. 그리고 이는 최근 미국의 특허괴물로 불리우는 인텔렉추얼 벤처스가 삼성전자와 LG 전자에 요구한 로열티 금액과 동일하고, 대한민국 1년 국가 예산의 6.3% 가량에 해당한다. 매우 극단적인 예시지만, 만약 이 소송에서 우리 기업이 패한다면, 우리는 100끼의 식사 중에 6끼, 즉 이틀은 굶어야 한다. 이틀 간 굶어 본 적이 있는가? 물론 이런 엉터리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행여 진짜로 굶게 된다면 그 절망적인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게다. 

현재 미국에서는 토종 대기업인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블랙베리, 아마존 등으로부터 등장한 국제특허전문회사(특허괴물)가 우후죽순 탄생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산업적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특허 기술을 찾아내어 저가에 사들이고, 고가에 소송을 거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발명과 유관 사업을 보호하고,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국제 특허법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들의 소송이 우리네 일상 속 위조 상품에까지 이를 날을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저작권 측면에서 불법 경로를 통해 영화를 다운 받는 이들이 대규모로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띈다. 이러한 위협은 향후 위조 상품을 집에 하나, 둘씩 가지고 있는 우리네 가정으로 타격을 미칠지도 모른다. 법과 기술은 나날이 더욱 정교해질테고, 법을 지키지 않는 이들에게는 괴물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  

마음 속 상처는 몸의 상처보다 훨씬 심각하다. 죄가 없다고 해서 죄가 없는 것이 아니라 불편하게 생각하는 제 3자가 있다면 그게 바로 죄다. 우리가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을 견고하게 가다듬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그것을 침해하는 행위를 한다면, 언젠가 전 국민이 한 달에 33만원씩 해외로 무작위 송금을 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틀 식사 굶으면서 말이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소중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