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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행동

[Doer] 진정한 가능성을 육성하기 위한 청소년 지도자의 조건

by Doer Ahn 2009. 10. 27.


청소년 활동을 처음 접하던 시절, 한 단체 부장의 말이 아직 귓전을 맴돈다. 그는 국제 청소년 행사가 한창이던 2005년 1월 행사 조직 위원회에서 목청을 높였다. “오리엔테이션 진행을 왜 저 친구한테 맡긴거야? 저렇게 진행하면 우리 첫 인상이 어떻게 남겠어? 하여튼 여기 직원들 다 짤라 버려야해. 그렇게 평소에 영어 공부하라고 해도 안 하더니만 결국 자신 없으니까 학생 봉사자한테 떠 넘기는 것 아니야. 저렇게 중요한 건 프로페셔널이 나서서 깔끔하게 진행해줘야 하는거야!” 그 후 위원회 사무국의 사기는 10분의 1 이하로 떨어져 풍비박산이 났고, 수많은 봉사자들과 직원들이 눈물을 흘렸다. 당시 별 문제 아니라고 주장했던 사람은 지금 한 청소년 수련 시설의 대표 중 한 명이다. 청소년 활동에 정도는 없다. 하지만 항상 모두들 문제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늘 ‘청소년 바닥의 위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세계 경제는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돌아가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기초 체력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생 듣도 보도 못한 작은 지역 경제에 의해서 좌지우지 될 수 있다. 우리는 나비효과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고 모든 청소년들은 각자의 나비스러움을, 즉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이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결국 모든 교과과정에 걸쳐서 종업원이 되기를 교육받는다. 이 책임은 집에서는 부모님에게, 학교에서는 선생님에게, 대학에서는 교수에게 있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들은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산소를 마실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안정적인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명백하게 남이 정해 준 길을 걷는 그 일이, 자신의 꿈이라고 자위하며 살아간다. 과연 ‘청소년 바닥의 위기’는 맞는 말이다. 창공을 날아오를 준비를 할 그들이, 누에고치 시절부터 날개를 양반처럼 허리에 붙이고, 나비가 되어서도 여전히 남들이 가는 길을 걷기를 배우고 있으니 말이다. 

하늘 저편이 너무 어둡다. 먹구름이 한바탕 폭풍우를 몰고 올 태세다. 당장 한국바닥에서 짐을 싸야한다는 사람도 있고, 믿을 것은 오직 특수목적 중고등학교라는 비관론에 빠진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얼어붙은 땅에서 희망의 싹이 돋는 법이다. 업계를 잠식한 회의와 비관이 요동칠 때가 오히려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바람이 없으면 요트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청소년 지도사들은 정규 교과과정이 제공하는 틀에 박힌 것 외의 창의적인 아이템을 제공해야 한다. 지도사들은 지금까지 이 바닥에서 일어나고 있던 모든 일로부터 눈을 돌려 보아야다. 시장을 더욱 넓게 봐야 한다. 새로운 의미를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인 역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제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기술 향상을 위해 사무실 공간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처방은 세 가지다. 하나. 영어 공부. 둘. 중국어 공부. 셋. 웹 활용 능력 향상. 이 기술들은 사물과 현상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이 없는 사람이 습득한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말지만, 그런 기본을 갖춘 사람이 습득한다면 그것은 살아 숨쉬는 가능성 그 자체가 된다. 

어리석은 사람은 체험을 통해서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를 통해 배운다. 역사의 대가들은 군중들과 다른 길을 걷는 ‘역발상’ 실행가들이었다. 그게 삶의 묘미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한 황금시대는 불안과 회의로 업계에 위기 의식이 팽배한, 바로 그 시점에 열린다. 아지랑이 피는 봄은 혹한의 끝자락에서 아스라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