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업과 투자

[멘토] 전하진 대표님

by Doer Ahn 2009. 6. 9.


대한민국의 벤처 신화로 유명하신 전하진 대표님의 멘토링을 받고 돌아왔다. 지난 번 2030 청년 창업 로드쇼에서 뵈었을 때는 가슴이 쿵덕 쿵덕 두근거렸었는데, 금번 만남에서는 뇌가 보글 보글 끓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문자 그대로  벤처기업과 그를 이끌어 가는 기업가의 생태계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너무 많은 청년'

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DCG의 완성되지 않은 사업 계획서(DreamDoer Project)를 대표님께 잠시 보여 드린 후 얻은 Starting Up에 대한 조언을 몇 가지 정리해서 적어보자면,

1. 시장이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온전히 적응하기 위해서는 약 30년 가량의 세월이 필요하다. 본인이 즐겨 잘할 수 있는 일이 아이디어 개발이거나, 아이디어의 실제적인 구현이거나 또는 글 쓰는 일이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일이거나 모두 좋지만 그런 일들이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내지 못할 때 그것은 기업가의 일이라고 볼 수 없다. 기업가는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장인, 발명가와 그 공통점을 공유하지만, 경제성 측면에서는 분명히 다르다. 본인의 정체성이 기업가라고 한다면 어디에서 돈이 흐르고 있는지 항상 예의 주시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의 큰 흐름 속에서, 그 속에서 본인이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일에 도전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 기업가의 할 일이다. 

예를 들면, 약 10 여년 전에 Albatross라는 스크린 골프 회사가 설립되었는데, 시장의 무관심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기술력과 체험 구현력 등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Albatross는 현재 연 매출 1,000억대를 달성하고 있는 Golfzon과 비교해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회사였다. 현실감 측면에서는 어쩌면 Albatross가 더 나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래의 스크린 골프 붐은 Albatross가 그 기술과 아이디어를 통해서 끌어낸 것이 아니고, 시대의 변화와 함께 찾아 온 것이다. 기술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은 시장을 새로이 만들어 가고자 하는 시도는 그 성공을 점치기가 매우 어렵다. Golfzon은 시장이 분위기를 타고 있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아이템으로 시장에 진입했기에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대표님이 예전에 설립한 Netian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되고, 새롬의 Dial Pad에도 적용된다. 그 기술들이 처음 시장에 공개되었을 때는 '시장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 그 대체 기술과 서비스들이 시장에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지 않은가.

2. 작은 성공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내공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

다소 어설퍼 보이고, 흔하며 또 상식적으로 보이는 일들이라도 그 안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 그리고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까지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이후 새로운 목표를 계속 진행할지 끝낼지를 결정할 줄 아는 '목표 설정력''결단력'이 필요하다. 본인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스스로 판단하고, 또 만들어 내며, 그 달성을 위해서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은, 남들이 만들어 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아웅다웅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가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서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잃으면 본전 찾고 싶어지고, 얻으면 더 많은 것을 얻고 싶어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어, 목표를 달성한 시점에서 용단의 Go/NoGo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적절한 목표와 결정의 작은 반복 없이 흐름에 따라 비즈니스를 운영하다보면 어느샌가 자신이 의도치 않은 엄청난 양의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재기 불능 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될 수도 있다. 미국과 달리 현재 대한민국의 법과 문화는 결코 그러한 사람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따라서 반드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의 성공 또는 실패 판명 시점에 다음 행동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생명력이 긴 비즈니스 운용의 묘는 그 속에서 성숙한다. 또한, 작은 목표의 지속적인 달성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투자자 및 주변 사람들과의 신뢰 관계도 형성된다. 자신이 허락하는 바닥과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욕망의 중용. 그것을 잘 아는 것이 전문가이고, 프로페셔널이 아니겠는가. 


이야기 알맹이 by 전하진 대표님
이야기 재구성 by Doer Y. Ahn 
VDO 출처: 국민대학교 북악 방송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