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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행동

정보 테이블. 죽자살자 재료만 사다보니, 상을 차려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말았네!

by Doer Ahn 2012. 6. 7.




사념이 풍부해지는 새벽. 글이 찾아온다. 반갑다. 오랜만이다.


요즘은 머리에 무언가를 쑤셔 넣는 일에 중독되어 있다. 주로 역사와 문학 서적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고, 구글 리더(Google Reader)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펄스(Pulse)로 정독하고 에버노트(Evernote)에 담아 정리하는 일과 아트서클(artCircles) 등 앱으로 신선한 예술품들을 감상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동이나 운동 중에는 스티브잡스 자서전, 인사이드 애플(Inside Apple), 딜리버링 해피니스(Delivering Happiness), 텔투윈(Tell to Win) 등 오디오북이나 일본경제신문사(日経新聞社), 중국어 팟캐스트(ChinesePod) 등을 들으며 오타쿠스러운 외국어 공부를 하기에 여념이 없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의 알림과 타임라인을 따라잡기 위해 엄지 손가락으로 아이폰을 긁어대는 일은 습관이 되어 버렸다. 


수 많은 데이터와 정보로 머리가 가득차오른 하루. 하지만 하루를 닫는 밤의 끝자락에 서면 오히려 허하다.


'나는 오늘 무엇을 배웠나?'


아리송할 때가 많다. 무엇을 배웠는지 말하기 어려운 날이 차츰 늘고있다. 충만함보다는 공허함이 더 잦은 밤과 밤. 그리고 그리 기대되지 않는 다음 밤. 밤이 어둡다.


'왜? 나는 더 이상 새로운 정보에 설레이지 않는걸까?'


흐름. 흐름이 막힌 이유다. 먹고 소화할 수도 없을 만큼의 컨텐츠(Contents)를 사재기해서 창고에 비축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쌓아두고 상을 차리지 아니하니, 먹을 수가 없고. 먹지 아니하니, 소화가 될리 없고. 아까워 버리기도 싫으니, 썩고있는 형국.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 나의 스마트라이프는 썩어가는 컨텐츠들의 헛방귀만 뿡뿡 뀌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의식이 탁해지니, 무엇을 만나도 그것이 새롭기가 어렵다. 매일 술과 춤, 여자를 통해 자유를 발산하던 그리스인 조르바는 매일 아침 햇살을 경이로워하길 멈추지 않았고, 길에 가다 발길에 부딪치는 돌멩이 하나도 예사로이 보지 않았다. 그는 매일 먹고 마셨으며, 매일 싸질렀고, 그래서 매일 새로웠다. 매일 완전히 비웠기에 그는 자유로 잠들 수 있었고, 매일 무엇이든 채울 수 있었기에 그는 자유로 숨쉴 수 있었다. 자연은 흐르고 순환해야 맑을 수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의 광활한 시공간의 정보를 개인이 접할 수 있는 시대. 이 시대를 사는 건 무척 영광되다. 그러나 얄팍한 소통을 빌미로 노상 스마트폰만 긁다보니 쌓인 재료를 활용할 궁리를 게을리하고 말았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맛깔나는 음식들 중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이며 그 에너지로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 고민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엔 생명력이 퇴색될지니.


앞으로는 이 문제의 해결 과정을 꾸준히 기록해야겠다. 약속.



깊이있게 놀자.
대담하게 하자.
자기답게 살자.

우리는 부자연스러운 것들을 자연스럽게 디자인합니다. 

Dream Challenge Group

Doer 안영일(http://www.facebook.com/doer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