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경쟁에서는 타인을 관찰하지만, 삶의 경쟁에서는 자신을 관찰한다.

이 블로그를 통해 저 스스로 저를 더 관찰하고자 합니다. 저의 '생각과 행동', 사진을 통한 일상의 기록 '안단테 : 조금 느리게', 뜻을 이루는 과정의 기록 '기업과 투자' 세가지 분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각과 행동

관찰하고, 뜻을 찾아, 설명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의 흐름과 행동 양식을 기록하고, 그 모든 것이 시작되는 근원을 밝히고자 <생각과 행동>을 만들었습니다.

안단테 : 조금 느리게

이 순간 숨쉴 수 있고, 하늘을 느낄 수 있으며 디딜 수 있는 땅과 두 다리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제 일상의 기록을 <안단테 : 조금 느리게>로 공유합니다.

기업과 투자

큰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기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건 정말 즐겁고 멋진 일입니다. 하나의 방향으로 정진해나가는 현실의 디테일을 <기업과 투자>에 기록합니다.

어느 인터뷰

깊이 고민하고, 긴 시간에 걸쳐 정성들여 답변했던 한 인터뷰 글을 소개합니다.

왜? 사는가?

강연, 투자, 프레지 제작, 외국어 학습법 등 현재의 업을 선택한 이유를 밝히는 글 모음입니다.

강연 영상

토크 콘서트 화통과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했던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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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 강연 의뢰가 들어왔다. 받을까 말까.

2016.08.16 21:02 생각과 행동




프레젠테이션 강연 의뢰가 들어왔다. 수락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거의 매일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또는 코칭을 하면서도 정작 프레젠테이션 '방법론'에 대한 강연은 해본 적이 없다. 10번에 걸쳐서 비결을 알려달라는데. 해본 적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돈을 받고 하는 일인데 잘하지 못한다면 아니함만 못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속에서 어떤 야성의 소리가 으르렁으르렁대는데.. 으르르르렁...나는 할 수 있다... 으르러러렁...나는 최고다... 으르릉....그렇게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하는데, 프레젠테이션 방법론을 못 가르친다는 게 말이되냐...부끄럽지도 않냐...으르르러렁....너 솔직히 살면서 너보다 프레젠테이션 잘한다고 느낀 사람이 10명도 안되잖아...으르렁...마음 속에 그런 잘난 척이 있으면서 정작 남에게 가르쳐 줄 용기도 없다는거야 뭐야..으르러러렁..킁....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에도시대 검객이 있다. 그는 최고였다. 하지만 후대에 와서 그를 기억할만한 사실은 별로 없다. 왜냐. 그는 독고다이 검문법에 지나치게 심취한 나머지 이렇다 할 비서(秘書)도 남기지 못했고, 당연히 체계적으로 후학을 양성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그의 이야기는 전설로만 구전될 뿐이다. 혼자서 요시오카 일문 70명을 베었다더라..아니 80명이라던데..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보다는 좀 적지 않았을까.. 미야모토 무사시. 찬란했던 실력으로 인해 수백년 이야기 속에는 실재하지만, 고독했던 성향 탓에 후세 검객들의 유전자에는 실존하지 않는다. 반면 동시대 검객에는 이토 잇토사이, 야규 세큐슈사이 등 뛰어난 인물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사후에도 여러 후학과 종파를 통해 남게 되었고, 그들의 비기(秘技)는 현재까지도 일본 각지의 검도장에 실존한다. 나는 미야모토 무사시처럼 살아왔다. 추구함에 정신을 쏟아붓고, 멈춰남김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오늘 갑자기 프레젠테이션 강연 의뢰를 받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살것인가.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가. 괜찮은 것 같은데. 지금처럼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깨달음을 몸에 담아, 새로운 방식의 프레젠테이션에 도전하는 삶. 행복하지 않은가. 행복하다. 그러니 괜찮지 않나. 이대로도. 그래. 무사시처럼 살아도 삶은 행복하다. 눈에 보이는 뭔가를 남기지 않는다고 불행한 게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내 행위에 충만한 감정을 느낀다면, 예술이라 느낀다면, 이 순간은 그 자체로 영원하다. 누구도 모를 나만의 즐거움. 굳이 변할 필요가 있을까. 이대로도 괜찮아. 이대로도 괜찮아. 이대로도 괜찮아..라며 의식이 메아리를 쳐대지만, 동시에 프레젠테이션 강연 의뢰를 받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원칙으로의 회귀. 클래식한 생각.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함께 잘 살아보자고 하는 일 아니던가. 나와 같은 형태의 규율, 유사한 수준의 태도, 지내왔던 과정을 공유하는 누군가를 키워낸다면 그 또한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그들이 또 거기서 발전해 나와 다른 형태로 진화해나간다면 - 예컨데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사업가 뿐만 아니라 가정 주부, 장애인, 편의점 알바생, 어린이, 예술가, 사회 활동가 등이 등장할 수 있게 된다면, 무언가 좀 더 소름끼치지 않나!






몇달 전 처제가 사준 일본 라면을 먹고 너무 맛있어서 라면 매뉴얼을 찬찬히 읽어 봤다. 


1983년 하카타 잇푸도 1호점 개설. 이후 우리는 일관성있게 '맛'을 깊이 연구해 고객이 만족하는 가게를 만들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변하지 않는 맛. 그를 위해서는 늘 맛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안됩니다. 기본기는 변하지 않되, 고객의 미각에 있어서는 맛있다고 느껴질만한 맛을 늘 한발 앞서 내놓는 것이야말로, '맛있다'고 불리우는 비결이 아닐까요. 변하지 않기 위해, 계속 변한다. 이것은 잇푸도의 신념입니다.




'변하지 않기 위해, 계속 변한다.(変わらないために、変わり続ける)'




!




그래, 


내 본질 안에서

내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딛고

계속 변해가자. 


그것이야말로 진정 변하지 않는 자세일진저!





#10회에_걸친_프레젠테이션_강연_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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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Comments 7

  • 2016.12.06 20:14

    비밀댓글입니다

    • 2016.12.08 11:33

      비밀댓글입니다

  • 2016.12.07 00:07

    비밀댓글입니다

    • 2016.12.08 11:34

      비밀댓글입니다

  • 2016.12.08 15:39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Doer Ahn 2016.12.12 20:46 신고

      우왕~ 감사합니다! '올바른 생각'이라는 것이 과연 한가지 형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저역시도 여전히 궁금하며, 탐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을 찾는 과정에서 인생에 의미가 있고, 인생의 순간순간에 주어진 소중한 발견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인생의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성고 파이팅!

      - 라고 썼습니다^^

  • 2016.12.20 22:18

    비밀댓글입니다

소년원에 다시 가고 싶다. 아이들과 더 이야기 나누고 싶다.

2016.08.11 21:09 생각과 행동




2016.08.10. 한길정보통신학교 앞에서




한길정보통신학교. 분명 강의하러 간 곳은 학교였는데, 넓은 주위를 둘러 2중으로 철조망이 쳐져있더라. 학교라서 학생들 만날 생각만하고 왔는데, 당도한 곳에서 높고 날카로우며 분단의 상징같은 철조망을 먼저 만나니 간담이 어스라해지고. 바로 몇 분전까지 오름 너머 오름이 병풍처럼 연출하는 제주 중산간 도로의 장관에 연신 감탄하며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는데. 무언가 다른 세상에 다다른 것 같은 뜻밖의 충격에 주위를 빙빙 둘러 운전하며 한참 사색에 잠겼다. 


학교 본관. 출입시 법무부 직원이 지문을 찍어 철창을 열어줘야 드나들 수 있었다. 복도 좌우로 천주교, 기독교, 불교 세 종교가 어떤 표어도 없이 교명만을 간판으로 걸어놓고 나란히 같은 양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셋 모두 불을 끄고, 침묵하며 - 현실 세상에선 보기 어려운 풍경인데. 조금 걸어가자 왼쪽으로 이발소가 나왔다. 이제 막 빡빡 민 민둥머리에 흩붙은 머리카락을 툴툴 털어내는 거체의 근육이 양팔 문신과 함께 우락꿈틀부락하더라. 아. 뭔가 다르다. 


철창 안 복도의 또 다른 철창과 복도. 불안과 두려움의 앞으로 나란히. 여기에 정말 18세 전후의 아이들이 살고 있단 말인가. 철창 너머에서 짙은 땀내음이 섬지역 특유의 밀도 높은 습기와 너울섞여 스며나왔다. 왠만한 상대라면 무엇이라도 그 무게로 짓눌러버릴 것 같던 습한 공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폐쇄된 동굴을 울리듯 쩌렁쩌렁 목소리가 관통해나왔다. 거칠고 앙칼진 듯하지만 결코 세월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젊은 그대들의 목소리. 하루가 지난 지금도 선명하누나. 제주 소년원 아이들 목소리.


나는 어린시절 늘 소년원에 감직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대상이었다. 싸움을 하면 대부분 졌고, 따라서 울면 늘, 거의, 먼저 울었다. 깡다구가 없고 심약해 짝지가 학기 시작할 때 그어 놓았던 긴 나무 책상의 중간선을 좁혀와도 저항하지 못했다. 쉬는 시간에 양아치가 자기 숙제를 대신 하라고 강제하면 분하고 억울해하면서도 그 숙제를 해주었고, 복도를 걷다가 양아치가 내 팔을 창문틀에 끼워놓고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해도 따로 저항은 하지 않고 그저 수업시간 종이 울려 그 고통이 끝나기를 바랬을 뿐이다. 같이 학교를 다니는 두살터울 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일렀다가 걔네들 형한테 우리 형이 맞을까봐 혼자 속만 썩었다. 글로 적다보니 여러가지 이벤트가 생동감있게 마음을 살아때리어 차마 더 적어나갈 수가 없다. 나는 소년원에 감직한 아이들의 피해자였다.


영재들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면 살아온 길이 엇비슷해서 그런지 서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상승조합의 마무리를 할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낯설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정반합. 우리는 어떤 합에 도달할 수 있을까. 어떤 합의와 그 너머의 감정에 도달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을 연단에 서 마이크를 잡는 순간까지 품었던 것 같다. 이후의 발언은 거의 무의식에 가까웠는데, 그 모든 내용을 이곳에 기록으로 남길 수는 없다. 그것은 내 육성을 통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산문이 아닌 시로 쓰여야 한다. 하지만 나는 시를 적을 자질이 없다. 그래서 아직은 육성 뒤에 숨고 싶다.


다만 마지막 순간까지 누구 하나 자지 않고, 경청해주고, 여러 번 크게 웃어주었으며, 기립 박수 수준의 박수를 쳐준 아이들을 보며 어린시절 나 살던 모습이 울컥 떠오르더라. 그 좁디좁은 하늘이 전부인 줄 알았던 너와 나의 좁디좁은 어린 시절.


왜 좀 더 일찍 화해하지 못했을까. 다시 돌아간다면 화해할 수 있을까. 소년원에 다시 가고 싶다. 아이들과 더 이야기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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