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만 한 일이라 생각하여, 본 건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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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 퍼붓는 중국…‘반한감정’ 어디서 폭발했나
한겨레|기사입력 2008.08.27 09:01|최종수정 2008.08.27 09:31
[한겨레]한국 2005년 '강릉단오제' 유네스코 등록에 불만 고조
포털 '반한' 댓글 넘쳐…올림픽서도 한국 상대팀 응원
민족주의 강한 젊은세대 주도…한국기업 영향 조짐도
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베이징의 한 식당에 한국 기업 주재원 10여명이 모였다. 이날의 화제는 단연 올림픽 기간에 중국 관중들이 보여준 '반한감정'이었다. 삼성의 한 주재원은 "조만간 중국에서 한국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진대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중들은 경기장 곳곳에서 한국에 반감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들에겐 야유를 퍼붓고, 상대 선수들에겐 "자요우"(加油·힘내라)를 외쳤다. 상대가 미국이나 유럽, 심지어 일본이어도 중국 관중들의 응원은 한국을 향하지 않았다. "시합에서 약자를 응원하되, 일본만은 예외"라는 중국 민족주의의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이다.
인터넷에선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신랑, 소후 등 중국의 주요 인터넷 포털에선 한국을 비웃거나 깎아내리는 댓글이 넘친다. 검색 포털바이두의 백과사전에 '반한정서'라는 표제어가 버젓이 올라 있을 정도다.
중국인들의 반한응원은 올림픽 전부터 준비됐다. 서울에서 성화를 봉송하는 과정에서 터진 친중국 시위대의 폭력에 대한 한국 정부의 사법처리가 화를 돋우더니,쓰촨성대지진을 천벌이라고 조롱한 한국 누리꾼의 댓글이 불을 질렀다. 급기야 한국의 < 에스비에스 > (SBS)가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을 공개하자 한국에 야유를 보내자는 '사발통문'이 돌았다.
이런 반한감정의 폭발은 과거 '한류'의 확산을 떠올리면 가히상전벽해다. 1992년 한·중 수교와 함께 밀려오기 시작한 한류는 2005년 텔레비전 드라마 <대장금> 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절정에 올랐다.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노래, 패션을 좋아하는 '하한쭈'(哈韓族)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한국에서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록시키면서 반전하기 시작했다. 단오는 원래 중국 고유의 명절인데 한국이 이를 강탈했다는 주장이 퍼져나갔다. 이는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존중하지 않고, 역사를 빼앗아간다는 불만으로 이어졌다.
이후 중국에선 이른바 '한국원조론'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이 펼쳐졌다. 한국이 한자와 침술을 자기네 것이라고 떠벌린다, 중국의 미인 서시도 한국인이라고 내세운다는 식의 근거가 없거나 희박한 주장들이 마치 한국의 정론인 것처럼 포장돼 확산됐다. 이는 결국 중국의동북공정에 대한 한국의 반발과 비슷한 심리구조를 인터넷에 고착시켰다.
인터넷의 이런 반한감정은 1980년대와 90년대에 태어난 젊은 누리꾼들에 의해 증폭된다. 중국 개혁개방의 달콤한 열매를 먹고 자란 이들은 조국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으로 뭉쳐 있다. 이들에게 한국은 과거처럼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반한감정은 이들의 애국심과 민족주의가 한국의 부정적인 측면을 향해 투사되는 통로인 셈이다.
반면, 중국을 바라보는 한국의 태도는 이런 중국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거나, 그것을 두려워하는 심리적 불안이 중국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흔들고 있다. 한인회의 한 간부는 "중국을 여전히 후진국으로 보는 시각과 대국으로 보는 시각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한국의 수요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반한감정의 확산을 억제하지 못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의 노동집약적 산업을 본받아 발전한 중국이 이젠 좀더 높은 단계의 산업을 원하고 있으나, 한국의 실력이 거기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한감정은 이제 한국의 기업활동에도 영향을 끼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으로 곤욕을 치른 프랑스 유통업체까르푸사례가 한국 기업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기업체 임원은 "중국의 인터넷과 누리꾼들이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이들이 특정 기업을 공격하면 누구도 배겨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한 이후 급속하게 관계를 발전시켰다. 그 기간에 두 나라는 정치·경제·문화 모든 방면에서 우호관계를 확립했다. 중국은 한국의 주요 수출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주요 투자국이다. 공식적인 외교관계도 전면적 동반자에서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됐다.
반한감정은 두 나라의 이런 밀월이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접촉면이 확대되면서 서로 보지 못했던 부분이 돌출하고, 뒤이어 갈등의 싹이 커지고 있다. 크게 보면 한·중관계가 호시절을 벗어나 현실화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친한에서 반한으로 넘어온 중국인들의 시각이 혐한으로 치달을 것인지, 아니면 지한(知韓)으로 깊어질 것인지 갈림길에 섰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moon@hani.co.kr
중국 유학생들, ‘한국인이 중국 배척하고 무시’
“중국에 햄버거 있냐, 핸드폰 있냐 물어봐 화나”
한국학생들이 교류 꺼려…한국 이해 기회 적어
화려한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의 사랑 이야기, 정갈한 한식 밥상에 고운 한복 차림의 여인들이 나누는 격조높은 대화 ….
중국에 수출된‘한류’ 드라마들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한국에 대한 환상을 심어줬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많은 중국인들은 ‘겉만 번지르르한 한국’에 대한 실망을 털어놨다.
최근 중국으로 돌아간 한 석사 졸업생(27)은 “처음엔 한국이 무척 발전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딱히 남아 있는 인상이 없다”며 “사회적인 포용력도 없고, 낡은 전통에 구애받는 현실에 많이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서울 시내 한 대학에서 1년째 유학하고 있는 한 학생(21)은 “한국에 살아 보니 멋진 젊은이들은 다들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은 한국 사회가 스스로를 대단하게 여기면서, 중국을 무시한다는 데 대한 분노가 컸다. 1년 반 전에 한국에 온 한 유학생(19)은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에 햄버거 있냐’ ‘중국에 휴대전화 있냐’를 묻는다”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중국을 아무렇게나 평가하는 걸 들으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상하이 출신의 한 석사과정 유학생(24)은 “상하이는 국제적인 도시다. 서울보다 나은 부분도 많다”며 “한국인들은 상하이가 서울보다 우수하다는 조사가 나오면 이상하게 여긴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갖게 된 중국 학생들이 한국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이를 고쳐볼 기회를 좀처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다수 중국 출신 유학생들은 “한국인과 교류해본 적이 별로 없다”고 토로한다. 한국 대학생 다수가 영어를 배우거나 연습하기 위해 영미·유럽권 학생들과 어울리려 하기 때문이다. 이들 ‘무리’에서 배제된 중국 유학생들은 끼리끼리 몰려다니기 일쑤다.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중국인이라고 해서 한국 사회·문화를 제대로 이해한다고 보기는 힘들 정도다. 지난해 한국의 중국 유학생이 3만4000여명에 달해, 전체 유학생의 절반을 넘어섰다는 현실이 무색할 지경이다.
중국 유학생들의 한국 사회 진입 장벽은 높아서 사회 진출을 통한 교류·이해도 한계가 있다. 중국 유학생을 채용하는 기업이 원체 많지 않은데다, 그나마 이들을 받아들이는 기업들도 주로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보다는 기업 적응과 중국시장 인식 등을 요구한다.
한국에 오는 중국 유학생들의 목적이‘한국 사회 이해’가 아닌 탓에, 이들과 한국 사회의 단절은 불가피하다. 한국에 매료돼 유학 온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은 △다른 곳보다 학비·생활비가 덜 들어서 △입학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서 △가까워서 등을 한국 유학의 이유로 든다. 일부 대학들은 재정난 해소를 위해 무분별한 중국 유학생 유치에 나서 상호 이해를 더욱 멀게 만들고 있다. 능력 있는 학생들은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한국 대학에 입학해 국제사회 진출을 꿈꾸고, 이 때문에 한국 사회와의 교류는 뒷전이 되기 십상이다.
중국 유학생들의 과도한 민족주의적 태도가 지적받기도 한다. 유학생들을 직접 접촉하는 교육 관계자들은 “중국 학생들의 중화의식이 지나칠 때가 많다”고 답답함을 털어놓는다. 배타적인 민족 자긍심으로 똘똘 뭉친 ‘중국 중심적 세계관’ 탓에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김외현 기자oscar@hani.co.kr
“가게주인, 일본손님엔 웃고 중국인엔 험한 표정”
인터넷에 떠도는 유학생 경험담
한국 유학생활을 담은 한 누리꾼의 글이 중국 인터넷에서 몇 년째 유통되고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데다 다소 과장된 면도 있어보이지만, 한국에 관심있는 이들은 누구나 한번쯤 봤을 법한 글이다.
“4년 전 나는 홀로 한국에 왔다. 솔직히 얘기하면 나는 오기 전에 ‘한류’에 매우 깊은 영향을 받고 있었다”고 시작하는 이 글은, 유학 기간 겪었던 11가지 일화를 통해 한국에 대한 감정이 어떻게 “실망과 공포”로 바뀌었는지를 술회하고 있다. 일부를 요약해 소개한다.
■ 처음 이사갔는데 집주인이 치약·칫솔을 건넸다. 한국 전통인가 하며 의아해했는데, 주인은 “이건 칫솔이고 이건 치약이란 거야. 집에서 선진국에 유학까지 보내줬으니 양치질도 배워야지”라고 말했다.
■ 한국의 방송사들이 내보내는 중국 영화는 대부분70~80년대 옛 영화들이다. 어느날 텔레비전으로 <책상서랍 속의 동화>를 같이 보던 친구가 “너도 중국에서 학교 다닐 때 산 넘어 다녔니? 몇 개나 넘었어?”라고 물었다.
■ 한 대학 친구가“어제 텔레비전에서 보니, 중국인들은 자전거 밖에 몰랐는데 한류 영향으로 한국산 자동차·핸드폰이 좋은 줄 알았다며?”라고 물었다.
■ 많은 한국인들이 내가 중국에서 온 줄 알고 나면“한국에 유학 보낸 걸 보면 너희 집 꽤나 부자인 모양이네”라고 이야기한다.
■ 집안이 부유한 한 한국 친구가 갑자기“중국에 가볼까”라는 말을 했다. 중국을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 어머니는 “중국은 더럽고 엉망이며 제대로 된 음식도 없다. 중국 사람들은 험악해서 돈 많은 사람 보면 강제로 뺏는다”며 말렸다.
■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가게 주인들은 일본 손님이 오면 웃는 낯으로 대하고, 우리(중국인)가 가면 ‘돈 없으면 가’란 식의 험한 표정을 짓는다. 한번은 비싼 물건을 샀더니 “일본인이냐”고 물었다. 중국인이라고 했더니 “화교시군요?”라고 되물었다.
김외현 기자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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